1. 4대 열처리(약 15분)
담금질(Quenching), 뜨임(Tempering), 풀림(Annealing), 불림(Normalizing)의 목적과 방법을 배웁니다.
같은 재질인데 어떤 건 휘고 어떤 건 깨집니다
현장에서 이런 말을 듣습니다. "같은 SCM440인데 왜 이건 안 깎이고 저건 툭 부러지냐." 성분표를 아무리 봐도 답이 안 나와요. 차이는 성분이 아니라 조직입니다.
열처리는 강의 화학성분을 바꾸는 작업이 아니에요. 가열 온도, 유지 시간, 냉각 속도 세 가지만으로 강 내부의 조직을 다시 짜는 작업입니다. 조직이 바뀌면 경도, 인성, 절삭성, 치수까지 전부 바뀝니다.
부울경에서는 열처리를 자체 설비로 하는 회사가 드뭅니다. 창원·김해·양산·녹산의 전문 열처리 업체에 외주로 보내는 구조예요. 그래서 "내가 직접 로를 돌리지는 않아도, 무엇을 지시하고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 는 반드시 알아야 합니다. 지시가 틀리면 가공비가 전부 들어간 부품이 통째로 폐기됩니다.
1. 조직 이름 먼저 — 다섯 개면 충분합니다
| 조직 | 어떤 상태인가 | 성질 |
|---|---|---|
| 오스테나이트 | 727°C 이상에서만 존재하는 고온 조직. 탄소를 많이 녹여 품음 | 열처리의 출발점 |
| 마르텐사이트 | 오스테나이트를 급랭해 탄소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갇힌 조직 | 가장 단단, 가장 잘 깨짐 |
| 펄라이트 | 페라이트와 시멘타이트가 층층이 쌓인 조직 | 보통 강도, 보통 인성 |
| 페라이트 | 탄소가 거의 없는 순철에 가까운 조직 | 무르고 질김 |
| 템퍼드 마르텐사이트 | 마르텐사이트를 재가열해 미세 탄화물을 석출시킨 조직 | 강도와 인성의 균형 |
> 열처리 지시서에 나오는 모든 요구는 결국 "어떤 조직을 만들어 달라" 는 뜻입니다. 조직 이름을 모르면 지시서를 읽을 수 없어요.
2. 4대 열처리 — 한 표로
| 구분 | 가열 온도(대표) | 냉각 방법 | 조직 변화 | 결과 | 언제 쓰나 |
|---|---|---|---|---|---|
| 담금질(Quenching) | Ac3 + 30~50°C (탄소강 820~880°C) | 급랭 (물·기름·폴리머) | 오스테나이트 → 마르텐사이트 | 최고 경도, 극심한 취성, 큰 잔류응력 | 경도가 필요한 모든 부품의 1단계 |
| 뜨임(Tempering) | A1 이하 (150~650°C) | 공랭 (일부 급랭) | 마르텐사이트 → 템퍼드 마르텐사이트 | 경도 약간 하락, 인성 회복·응력 제거 | 담금질 직후 반드시 |
| 풀림(Annealing) | Ac3 또는 Ac1 + 30~50°C | 노냉(로 안에서 천천히) | 조대한 페라이트 + 펄라이트 | 최대 연화, 절삭성 향상, 응력 제거 | 가공 전 연화, 단조·용접 후 응력 제거 |
| 불림(Normalizing) | Ac3 또는 Acm + 40~60°C | 공랭(대기 중) | 미세한 펄라이트 조직 | 조직 미세화·균질화, 풀림보다 약간 단단 | 주조·단조·용접 후 조직 정리, 열처리 전 준비 |
풀림과 불림은 목적이 다릅니다. 풀림은 "무르게 만들어 깎기 좋게", 불림은 "조직을 고르게 만들어 다음 열처리가 균일하게 되도록". 대형 단조품이나 두꺼운 용접부는 불림을 먼저 하고 조질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요.
3. 담금질 — 냉각 속도가 전부입니다
담금질은 가열해서 오스테나이트로 만든 뒤, 펄라이트가 생길 틈을 주지 않고 단숨에 식히는 작업입니다. 식는 속도가 임계냉각속도보다 빨라야 마르텐사이트가 나옵니다.
냉각능 순서
| 냉각 매체 | 상대 냉각능(대략) | 얻는 경도 | 균열·변형 위험 | 주 용도 |
|---|---|---|---|---|
| 염수(소금물) | 매우 큼 | 최고 | 매우 높음 | 탄소강 소형품 한정 |
| 물(교반) | 큼 (H ≈ 1.0~2.0, 격렬 교반 시 4 수준) | 높음 | 높음 | 탄소강, 단순 형상 |
| 폴리머 수용액 | 중간 (농도로 조절) | 중상 | 중간 | 알루미늄, 유랭·수랭 중간 |
| 기름(교반, 60~80°C) | 중간 (H ≈ 0.5~1.1) | 중상 | 중간 | 합금강 조질의 표준 |
| 공기(공랭) | 작음 | 낮음 | 낮음 | 불림, 고합금 공구강 |
| 노냉 | 매우 작음 | 최저 | 거의 없음 | 풀림 |
> "수랭 > 유랭 > 공랭"은 경도 순서인 동시에 균열 위험 순서입니다. 빨리 식힐수록 단단해지지만, 표면과 중심의 온도 차가 커지면서 부품이 스스로를 찢습니다. 경도가 조금 부족한 건 다시 처리할 수 있지만, 균열은 폐기밖에 답이 없어요.
경화능은 소재가 정합니다
같은 냉각을 해도 두께가 두꺼우면 중심까지 마르텐사이트가 안 됩니다. 이 "속까지 굳는 능력"이 경화능이고, Cr·Mo·Mn 같은 합금원소가 경화능을 올려줍니다.
- S45C(탄소강) — 경화능이 낮아 두꺼우면 중심이 안 굳음. 얇은 부품·고주파 경화용
- SCM440(Cr-Mo강) — 경화능이 좋아 유랭으로도 중심까지 조질 가능. 축·볼트·기어 소재의 표준
- SNCM439 — 더 두꺼운 대형 축에 사용
"두꺼운 부품을 수랭하면 되겠지"가 아니라, 두꺼우면 합금강으로 바꿔야 합니다. 소재 선정이 열처리 조건보다 먼저입니다.
4. 담금질 후 반드시 뜨임하는 이유
담금질만 하고 끝낸 부품은 쓸 수 없는 부품입니다. 이유가 세 가지예요.
(1) 잔류응력이 극단적으로 큽니다
오스테나이트가 마르텐사이트로 바뀔 때 부피가 늘어납니다(약 3~4%). 표면이 먼저 변태해 굳은 뒤에 중심이 뒤늦게 팽창하니, 내부에서 서로 잡아당기는 응력이 남아요. 이 상태로 두면 가만히 놔둔 부품이 며칠 뒤 저절로 갈라지는 일이 실제로 일어납니다(시효 균열).
(2) 유리처럼 깨집니다
갓 담금질한 마르텐사이트는 경도가 최고지만 인성이 거의 없어요. 떨어뜨리기만 해도 깨집니다. 기어 이빨이라면 첫 회전에 부러집니다.
(3) 잔류 오스테나이트가 나중에 변합니다
급랭해도 전부 마르텐사이트가 되지는 않고 일부 오스테나이트가 남습니다. 이게 시간이 지나며 서서히 변태하면 치수가 조금씩 변해요. 정밀 게이지·금형에서 문제가 됩니다.
> 담금질 → 뜨임 사이는 최대한 짧게. 현장 원칙은 "담금질한 그날 안에, 부품이 손으로 만질 만큼 식기 전에 뜨임로에 넣는다"입니다. 외주 열처리에서 담금질만 하고 다음 날 뜨임하는 업체는 균열 위험을 안고 있는 겁니다.
뜨임 온도 선택
| 뜨임 온도 | 이름 | 얻는 것 | 대표 부품 |
|---|---|---|---|
| 150~200°C | 저온 뜨임 | 경도 거의 유지 + 응력만 제거 | 침탄품, 베어링, 절삭공구, 게이지 |
| 250~400°C | (피하는 구간) | — | 저온 뜨임취성 구간. 충격값이 오히려 떨어짐 |
| 400~500°C | 중온 뜨임 | 탄성 + 어느 정도 경도 | 스프링, 판스프링 |
| 500~650°C | 고온 뜨임 = 조질(Q&T) | 강도와 인성의 균형 | 축, 크랭크, 고장력 볼트, 기어 소재 |
> 약 450~550°C에서 천천히 식히면 고온 뜨임취성이 나올 수 있습니다(Cr·Mn·Ni 함유강에서 불순물이 결정립계에 몰림). 이 온도대를 쓰는 조질은 뜨임 후 수랭·유랭으로 빠르게 통과시키는 것이 대책입니다.
5. 실제 지시 예시 — 이렇게 읽습니다
[부품] 유압 실린더 로드 SCM440 ø40 × 600mm
[요구] HRC 28~32, 인장강도 900MPa 급
1) 불림 870°C × 60분 → 공랭
(단조 조직을 미세하게 정리, 다음 담금질을 균일하게)
2) 담금질 850°C × 45분 → 유랭 (유온 60~80°C, 교반 ON)
→ 마르텐사이트, 이 시점 경도 HRC 52~56
3) 뜨임 600°C × 90분 → 수랭 (취성 구간 빠르게 통과)
→ 템퍼드 마르텐사이트, HRC 28~32
4) 후가공 연삭으로 열처리 변형·탈탄층 제거 (가공 여유 편측 0.3mm)
[유지시간 경험칙]
두께(또는 지름) 25mm 당 30~60분 + 로 안정화 시간
ø40 → 40 ÷ 25 × 30 ≈ 48분 → 실제 45~60분 적용
※ 로 사양과 사내 표준이 있으면 그것이 우선입니다후가공 여유를 남기는 것을 잊지 마세요. 열처리 후에는 반드시 변형이 생기고 표면에 탈탄층·스케일이 있습니다. 완성 치수로 가공한 뒤 열처리를 보내면 그대로 불량입니다.
6. 안전 — 열처리장은 고온·유증기 구역입니다
- 담금질 기름은 인화점 이상으로 가열되면 발화합니다. 유면 위로 부품이 노출된 채 담금질하면 화염이 솟아요. 투입은 유면 아래까지 신속하게, 완전히 잠기게.
- 기름에 물기가 들어가면 순간 비등하며 기름이 튑니다. 젖은 부품·젖은 지그 절대 금지.
- 유면 화재에는 물을 뿌리지 않습니다(B급 화재). 로 뚜껑을 덮어 질식소화하거나 지정 소화기를 씁니다.
- 고온물 취급은 가죽 장갑, 안면보호구, 발등 덮는 안전화가 기본입니다.
- 외국인 동료가 많은 공정입니다. "뜨겁다", "젖은 것 금지", "유면 아래로" 는 그림·픽토그램으로 붙여두고 직접 시연해 확인하세요.
체크리스트
- 이 부품에 필요한 것이 경도인지, 연화인지, 조직 균질화인지 말할 수 있다
- 담금질만 지시하고 뜨임을 빠뜨리지 않았다
- 소재의 경화능이 두께를 감당하는지 확인했다 (S45C인데 두꺼운 건 아닌지)
- 냉각 매체(수랭/유랭/공랭)를 지시서에 적었다
- 열처리 후 가공 여유를 남겼다
- 뜨임 온도가 취성 구간(250~400°C, 450~550°C 서냉)에 걸치지 않는다